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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떨어질 것 같아 기다렸는데, 막상 매수하려니 대출 한도가 줄어 살 수 있는 집이 없는 상황. 제가 올해 여름 임장을 다니며 직접 겪은 일입니다. 정부는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잡겠다고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그 말과 꽤 다릅니다. 착공 수치와 실제 입주 가능한 준공 사이의 간극, 그리고 대출 규제가 수요를 없애는 게 아니라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공급 착공 발표의 이면, 준공까지 얼마나 걸리나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1차 주택 공급 정책 브리핑에는 수도권에 5년간 150만 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수치만 보면 꽤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제가 자료를 직접 읽어보고 첫 번째로 확인한 것은, 이 숫자가 완공이 아니라 착공 기준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착공이란 공사를 시작했다는 의미로, 현장에 펜스를 치고 땅을 파는 단계입니다. 실제로 입주할 수 있는 준공 — 쉽게 말해 도색과 도어락까지 마치고 열쇠를 받는 시점 — 까지는 통상 3년에서 5년이 더 걸립니다. 착공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전세 매물이 늘거나 집값이 내려가는 게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올해 목표 달성 여부를 보면 상황이 더 분명해집니다. 국토부의 목표는 약 26만 8천 호였지만, 민간 실적 부진으로 실제 달성은 23만 5천 호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주택 공급에서 공공의 비중은 10%를 밑돌기 때문에, 90% 이상은 민간이 채워야 하는 구조입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건비와 금융 비용이 동시에 오른 지금, 남은 4년 동안 이 갭을 만회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3기 신도시 입주 일정을 봐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LH가 2025년 3월에 발표한 자료(출처: LH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2026년 입주 예정 물량은 약 1,300가구, 2027년은 약 9,600가구 수준입니다. 서울 전체 가구 수가 약 420만, 경기도가 1,200만 가구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숫자가 시장에 체감되는 충격을 주기엔 너무 적습니다. 게다가 3기 신도시 전체 계획 물량 중 상당수는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국토부는 주택 보급률이 수도권 기준 100%를 밑돌고, 평년 대비 공급이 약 40% 부족하다는 사실을 공식 자료에서 스스로 인정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그러면서 2028년 이후 3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LH 자료를 직접 확인했을 때, 초기 입주 물량이 이 기대를 뒷받침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가구 수 증가와 민간 공급 위축, 두 가지가 동시에 작동 중
정부 문건에는 2038년에 가구 증가율이 0이 되어 그 이후부터는 가구 수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가구 증가율이란 전체 가구 수가 늘어나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0이 된다는 것은 그때부터 신규 주택 수요가 정점에 달한다는 의미입니다. 뒤집어 보면, 그 이전인 앞으로 12년 동안은 가구 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서울만 봐도 결혼 감소, 이혼 증가, 만혼 현상으로 1~2인 가구가 꾸준히 늘면서 가구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9년이 되면 2026년 대비 약 4만 가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빌라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착공까지 6개월에서 1년이면 되지만, 문제는 수요입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빌라를 매입할 사람이 현저히 줄었고, 결국 민간 공급 전체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직접 확인한 것은 제가 임장보고서를 쓰면서였습니다. 인근에 빌라 신축 공사 현장이 있었지만 분양가 대비 매수 문의는 거의 없는 상황이었고, 수요 없는 공급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 150만 호 공급 계획은 완공이 아닌 착공 기준으로, 실입주까지 3~5년의 시차 발생
- 올해 목표인 26만 8천 호 달성 이미 실패, 민간 부진으로 23만 5천 호 수준 추정
- 3기 신도시 초기 입주 물량(2026년 약 1,300가구)은 수급 개선 체감에 턱없이 부족
- 2038년까지 가구 수 증가 지속, 수요 감소 전환점은 최소 12년 이후
-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민간 임대 공급 위축, 빌라·도시형 생활주택 시장도 냉각
대출 규제는 수요를 없애지 않는다, 옮길 뿐이다
올해 여름 임장을 다니면서 저는 연봉과 종잣돈 구간별로 실제 매입 가능한 주택 가격을 표로 정리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종잣돈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더 모아도 살 수 있는 집 가격이 거의 올라가지 않는 구간이 생겼습니다. 주택담보대출(LTV) 한도가 소득이나 종잣돈과 무관하게 일괄적으로 묶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LTV란 주택 가격 대비 대출 가능한 비율을 뜻하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아질수록 같은 집을 사더라도 현금이 더 많이 필요해집니다.
현장에서 체감한 것도 비슷했습니다. 은행이 대출 총량 관리를 이유로 주담대 한도를 절반으로 줄였을 때, 일부 매수 희망자들이 연초로 타이밍을 미루며 관망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매물 자체가 없는 상황은 그대로였습니다. 오히려 규제가 강한 지역에서 밀려난 실수요자들이 대출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그쪽의 저가 매물부터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을 직접 봤습니다.
"영끌" 차주들이 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매물을 쏟아낼 것이라는 전망도 많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은행 자료를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연체율이란 만기가 돌아온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비율을 뜻하며, 이 수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평균적인 가계가 아직 이자와 원금을 감당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출처: 한국은행).
물론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효과가 연체율에 반영되는 데 약 15개월의 시차가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지금 연체율이 낮다고 해서 앞으로도 괜찮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실제로 영세 자영업자와 저소득 취약 차주의 위험은 꾸준히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보고서에서 평균적인 가계의 상환 대응 능력은 과거 금리 인상기보다 양호하다고 언급한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또 하나의 핵심은 DSR 규제입니다. DSR이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약자로, 연간 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과 가산금리가 더해지면서 지금은 고소득자가 아니면 대출 자체를 받기 어려운 구조가 됐습니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지금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은 이미 상환 여력이 충분히 검증된 층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규모 파산이나 매물 폭탄보다는, 수요가 계속 다른 지역·다른 가격대로 분산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제가 임장을 다니며 확인한 것도 이 흐름과 일치했습니다. 10억 원 이하 구간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꾸준히 이어졌지만, 고가 구간은 호가는 유지되면서도 실제 거래는 드물었습니다. 모든 가격대가 동시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온도가 전혀 다른 시장이라는 것을 그때 확실히 체감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3기 신도시가 완공되면 집값이 떨어지나요?
A. LH 자료 기준 2026년 입주 예정 물량은 약 1,300가구로, 수도권 전체 가구 수와 비교하면 시장에 체감될 만한 충격을 주기엔 너무 적습니다. 전체 3기 신도시 물량 중 상당수는 아직 착공 전 단계여서 실질적인 공급 체감은 2030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 집값이 내려가지 않나요?
A. 규제가 강한 지역의 매수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는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임장에서 직접 확인한 것처럼, 그 수요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대출 여건이 나은 인근 지역이나 가격대로 이동합니다.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대출 한도가 더 크게 줄어들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매입이 더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Q. 금리가 오르면 영끌 매수자들이 집을 던지나요?
A.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현재 가계 대출 연체율은 하락 추세입니다. 다만 금리 인상 효과가 연체율에 반영되는 데 약 15개월의 시차가 존재하므로, 지금 당장 연체율이 낮다고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취약 차주 비중은 늘고 있어 일부 매물 출회 가능성은 있지만, DSR 규제로 인해 이미 상환 여력이 검증된 층만 대출을 받은 구조여서 대규모 파산이나 매물 폭탄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Q. 가구 수가 줄어들면 집값이 떨어지지 않나요?
A. 정부 공식 문건에 따르면 가구 증가율이 0이 되는 시점은 2038년입니다. 그 이후에야 가구 수 감소가 시작된다는 의미여서, 앞으로 최소 12년 동안은 수요 측면에서 하락 압력보다 상승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단, 가구 수 증가가 곧바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며, 금리·경기·공급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결론
지금 시장은 "폭탄 돌리기 막판"도 아니고, "무조건 오른다"도 아닙니다. 제가 임장을 다니고 공식 자료를 직접 뒤져보면서 내린 결론은,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온도가 전혀 다른 시장이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착공 수치는 행정부가 관리하는 숫자이고, 우리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주는 건 실제로 열쇠를 받을 수 있는 준공 물량뿐입니다.
공급 부족이 구조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쪽 전망에 기대어 시장 전체를 단순하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제 경험상 가장 현실적인 접근은 지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에서,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입지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수요가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먼저 읽는 것이 집값이 오르내리는 방향을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실용적인 정보라는 것을 이번 여름 임장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